중국에서 이혼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웨딩 사진을 파쇄하는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의 문서 파쇄업자인 리우 웨이(Liu Wei)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브스토리 영안실 운영자'에 대해 소개했다.
리우는 2022년 베이징 국영 제약회사에서 퇴사 후 문서 및 기타 개인 정보를 전문적으로 파쇄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작년 초 웨딩 사진을 없애고 싶어 하는 도시인들을 공략하기 전까지만 해도 해당 사업의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에 대해 “사진들의 수명이 다할 때 화장터가 된다”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400만 건 이상의 이혼이 이뤄졌으며, 인구가 감소하면서 결혼과 자녀 양육을 장려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충동적인' 별거를 막기 위해 2021년 의무적으로 30일의 '숙려 기간'을 도입했다.
이후 이혼율을 연간 300건 미만으로 내려갔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약 130만 쌍의 부부가 이혼하는 등 여전히 높은 이혼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급증함에 따라 웨딩 사진 촬영이 보편화됐다. 예비부부는 여러 벌의 의상을 입고 다양한 장소에서 수천 장의 사진을 찍고, 이를 결혼식 피로연과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혼 후 이 사진들이 처치 곤란의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쓰레기 분류 규칙이 엄격한 도시에서는 사진을 버리는 것이 불가능하며 개인 정보 보호도 우려된다. 또한 살아있는 사람의 사진을 불태우는 것은 중국 미신에서 불운으로 여겨지며 금기시된다.
리우는 현재 사진 파쇄 작업이 그의 사업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80%는 웨딩 사진이라고 밝혔다.
'웨딩 사진 처리팀'은 공장에 소포가 도착하면 상자를 열고 품목을 세고 무게를 측정해 가격을 결정하는 동영상을 찍는다. 상자에는 웨딩 사진 외에도 수건, 침구, 다이어리 등이 들어있다.
처리팀은 고객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얼굴과 문신, 피어싱, 신체적 장애와 같은 뚜렷한 특징을 어두운 페인트로 스프레이 칠한다. 일부 고객은 스프레이 색상을 지정하고, 부적과 같은 패턴을 요청하기도 한다.
유리와 나무와 같이 파쇄기를 통과할 수 없는 것들은 큰 망치로 '운명'을 맞이한다. 그 후 고객은 파쇄 전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받고, 잔해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 보내진다.
리우는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며 “일부 고객은 이 과정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전했다. 리우에 따르면 고객의 약 80%는 여성이며, 중국 전역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