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이통사 AI 새먹거리 '에이전트'…5년 이상 장기 전략 가져가야

[창간기획] 이통사 AI 새먹거리 '에이전트'…5년 이상 장기 전략 가져가야

'엣지 인공지능'(Edge AI)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AI 사업 수익 모델로 제안됐다. 엣지AI를 활용해 소비자향 AI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확보 결실을 맺기 위해선 5년 이상의 소프트웨어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엣지AI 시장 규모는 2023년 194억 6000만 달러(약 26조 666억원)에서 연평균 26% 성장해 2028년에는 616억3000만 달러(약 82조 553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시장 규모는 244억 8000만 달러(약 32조7909억)로 추정됐다.

글로벌 엣지AI 시장 규모. (출처=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글로벌 엣지AI 시장 규모. (출처=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엣지 AI는 클라우드나 중앙 데이터센터가 아닌 네트워크 말단인 '엣지'에서 수행되는 AI다. 사물인터넷(IoT) 장치와 스마트폰 등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 처리가 이뤄져 빠른 응답속도와 강력한 보안성을 자랑한다. 클라우드AI 처럼 대규모 서버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도 없고, 저전력으로 구동도 가능해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녔다. 삼성전자 갤럭시S24(온디바이스AI)가 대표적인 엣지AI 상용화 사례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주목해야 할 엣지AI 소비자향 서비스로는 'AI에이전트'가 지목된다. 이미 글로벌 통신사들과 관련 사업자들의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래빗의 AI 기기 'R1'과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T폰'이 대표적이다. 두 제품 모두 일반 앱 대신 '음성 명령'으로만 작동하는 AI에이전트 디바이스다. 비록 온디바이스AI로는 구현하지 못했지만, AI기기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미국 스타트업 래빗의 AI 기기 'R1'.
미국 스타트업 래빗의 AI 기기 'R1'.

AI 에이전트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동통신사업이 모바일 단말기와 밀접한데다 고객 특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SK텔레콤의 경우 AI 개인비서 에이닷(A.)을 AI 에이전트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장동인 카이스트 김재철 AI 대학원 교수는 “AI 에이전트를 어떤 분야에,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상거래와 투자 환경, 사람의 사는데 필요한 모든 부분이 다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분야는 거대한 기회(Opportunity)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사업은 고급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사업 전략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며 “최소 5년 이상의 투자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것보다 소규모 AI 회사에 투자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엣지 AI에 대한 구체적인 상용화 사례(Use case·유스 케이스)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강점인 전국 인프라망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한다면 다양한 상용화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