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에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폭격을 퍼부어 2000명이 훌쩍 넘는 사상자가 집계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35명과 여성 58명을 포함해 총 492명이 사망했으며 164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이른바 '삐삐' 테러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부상당한 레바논에서 또 다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폭격으로 수백명의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레바논은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많은 인명피해다.
공격을 받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음성 녹음이 울려 퍼졌다. 그는 레바논 시민들을 향해 “이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라”, “이제 위험에서 벗어나라”, “작전이 끝나면 여러분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경고를 전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몰아내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광범위한 공습이 헤즈볼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위협을 없애고자 할 뿐”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레바논에 대한 지상 침공 역시 시작한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공격받은 지역에서 수천 명이 피란을 떠났다”고 전하는 한편, 공격을 받은 동부와 남부 병원에 부상자 치료에 대비한 비필수 수술 중단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측이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밝힌데 대해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마을에 무기를 숨기고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헤즈볼라가 민간인 집에 무기를 숨겨 2차 폭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사상자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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