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이동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휴대폰 회선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전용 단말기에서 LTE 요금제 교차 가입이 허용됐지만 회선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5G 저가요금제 출시가 늘어난데다 일부 상품에서는 LTE가 더 비쌌기 때문이다. 대신 LTE 가입자의 알뜰폰(MVNO)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됐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이통 3사 합산 LTE 휴대폰 가입자는 약 1310만명으로 1월(1456만명)과 비교해 10% 감소했다. SK텔레콤의 경우 1월 714만명에서 하반기에 진입한 7월에는 645만명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385만명에서 343만명으로, KT는 375만명에서 321만명까지 줄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말 5G·LTE 단말 종류에 관계없이 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도록 교차 가입을 허용하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데이터 이용량이 적은 5G폰 이용자는 저가 LTE 요금제로 갈아타는 대신 저가 5G 요금제로 옮겨가거나 알뜰폰으로 이탈했다. 반대로 기존 LTE 고객이 5G 저가요금제로 이동하면서 5G 회선수 증가·LTE 감소 추이가 이어졌다.
가격역전 현상도 이같은 흐름을 부추겼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월정액 5만원 전후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5G 요금제가 LTE보다 2배 이상 더 많았다.
SKT의 월 5만원 LTE 요금제는 하루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데, 5G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11GB를 제공한다. 1GB 기준으로 LTE 요금제가 약 3배 비싼 셈이다. 5G 요금제가 합리화·세분화되면서 LTE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이 이통 3사 LTE 가입자 이탈 수요를 흡수했다. 알뜰폰의 경우 올해 LTE 회선이 1월 830만명에서 7월 879만명까지 5.7%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LTE 휴대폰 회선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40.1%까지 치솟았다. 알뜰폰은 도매대가 조건이 불리한 5G보다 LTE 위주로 가입 회선을 늘리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 출시로 5G 요금이 합리화되면서 이통 3사 LTE 가입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알뜰폰 중심으로 LTE 가입자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용량 데이터 요금 특성상 LTE 트래픽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