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모든 기계와 대화가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조작법을 몰라도 기계를 향해 우리가 사용하는 말로 요청하는 대로 척척 작동하는 세상이 됐다.
이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해석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연어 처리(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라고 하는 AI 기술 발전 덕분이다.
NLP는 어떤 일들을 가능하게 할까.
많은 기업들이 '음성 비서'시대를 열었다. 'AI 음성비서'는 애플의 시리(Siri), 아마존의 알렉사(Alexa),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삼성 빅스비(Bixby),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Cortana), 알리바바 샤오이니(AliGenie), 네이버 클로바(Clova), 카카오의 카카오 아이(i)가 대표적이다.
이들 음성비서는 우리 일상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업무들 도와주는 말 그대로 '비서'와 똑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쇼핑, 일정 관리, 정보검색 등의 다양한 기능을 말로 하면 이를 대신해준다.
이들 음성비서는 스마트 스피커나 휴대폰, 스마트 기기, 차량 등에 연동되어 집이나 사무실 어디에서든지 '말'로 지시만 하면 된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 카톡을 보낼 때 “김철수에게 OOO 해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운전 중에는 “세종문화회관 가자”라고 말하면 길을 안내해주고 “비올 때 분위기 좋은 음악 틀어줘”라고 하면 노래를 들려준다.
네이버를 검색할 때는 “안녕, 네이버.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하면 기상예보를 “오늘 뉴스, 삼성전자 주가 알려줘”라고 하면 말만 하면 검색 결과를 말로 알려준다.
갤럭시 휴대폰 이용자라면 알람을 설정할 때 “하이, 빅스비! 아침 6시 모닝콜 부탁해”라고 말만 하면 정확히 정한 시간에 잠을 깨워준다. 알람 소리 외에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있으면 다운 받아 감미로운 노래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일어날 수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알렉사, 휴지 주문해줘”라고 말만 하면 아마존 계정을 통해 상품을 주문해준다.
삼성의 빅스비와 LG전자의 음성비서 씽큐(ThinQ)는 텔레비전,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탁물을 넣고 “씽큐, 또는 빅스비, 세탁기를 돌려줘”라고 말하면 세탁이 시작되고 세탁이 끝나면 알림을 제공한다.
카카오톡 문자를 보낼 때는 마이크를 눌러 음성으로 메시지 내용을 입력한 뒤 '전송'을 누르면 된다. “헤이 카카오, 택시 불러줘”라고 말만 하면 카카오T와 연동해 차량을 호출해준다. “헤이 카카오, 노래 들려줘”라고 말하면 멜론과 연동시켜 음악을 재생시켜주고 노래도 추천해준다.
외국어 회화 공부도 할 수 있다. 클로바 또는 GPT에게 “영어로 대화하자”라고 하면 영어회화 대화 연습을 지원한다.
샤오미는 스마트 체중계나 헬스 트래커를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샤오미, 내 건상 상태 체크해줘”라고 말하면 건강정보를 바로 제공해준다.
이제 이들 음성비서를 능가하는 더 똑똑한 '박사 음성비서'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들어진 대화형 AI 3인방인 오픈AI의 챗GPT, 구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빙 AI다. 이들 대화형 AI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며 사용자 질문에 자연스럽고 맥락에 맞는 답변을 말로 들려준다.
이처럼 NLP 기술은 사람들이 컴퓨터나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로 인해 챗봇이 고객민원은 물론 금융과 의료·법률 상담까지 하면서 서비스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번역기능을 제공하면서 언어장벽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이처럼 '자연어 AI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들은 모든 기기와 서비스에 '음성 AI'를 탑재해 고객 편의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