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번역 시대에는 AI로 대체 불가한 고유 업무와 차별화 서비스를 갖춰야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IP) 번역 업계가 AI를 '경쟁자'가 아닌 '도구'로 적절히 활용한다면 미래 준비를 위한 체질 개선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김동희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KAIPS) IP해외협력위원장(제세 대표)은 “급변하는 지식재산 번역 업계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다”며 “경영 중인 제세에서 적극적인 CAT(Computer-Assisted Translation) 툴 활용과 AI 번역 적용을 통해 트렌드를 이끌며 업계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출범한 IP해외협력위원회는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산하 특별위원회로 IP분야 글로벌 협력과 수출을 추진하는 IP서비스 기업이 참여해 설립됐다. 국내 IP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주력한다.
일본과 중국, 미국 등에서 열리는 국제 IP서비스 전시 및 콘퍼런스에 참여한다. 해외 IP 서비스 주요 단체, 관련 기업 등과 교류회를 열며 한국 IP기업 진출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다음은 일문일답.
-AI가 업계에 끼칠 영향은.
▲향후 2년에서 3년이 수번역(인간 번역)에서 AI 번역으로 넘어 가는 임계점이다. 변화의 파도에 준비된 기업은 성장을 할 것이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우리 업계가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수번역 노하우에 AI라는 최신 도구를 이식한다면 지구촌 어디서도 통할 우수한 번역 연구 서비스 제공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대표직을 맡고 있는 특허 번역 전문 솔루션 기업 제세에서도 최신 소프트웨어 도입 및 개발을 통해 최신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 중이다. AI 혁신 중인 산업계 흐름에 발맞춰 AI 기반 IP 솔루션으로 최신 업무 모델을 구축, 국내 지식 재산 서비스 업계에서 본보기가 되려 한다.
-글로벌 대비 한국 IP서비스 경쟁력은 어떤가.
▲아쉬움이 있다. 양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중국, EU와 함께 IP5를 형성하고 있지만, 기술무역 수지가 만성적자를 기록하며 질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다. 이는 IP서비스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 IP서비스 없이 IP 창출과 보호, 활용으로 이어지는 IP 경쟁력 강화는 불가하다.
우리 업계가 한 수 아래로 생각해 왔던 중국은 2000년대 초반 WTO에 가입하고 지식재산정책을 국가발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면서 IP 서비스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 IP서비스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이를 확인했다. 현지 기업과 연쇄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중국 IP서비스 기업의 레벨은 과거 대비 괄목상대다.
-한국 IP서비스 수출 활성화안 있다면.
▲특허청 IP서비스 해외 수출지원 사업이 재개가 필요하다. 이 사업은 해외 IP서비스 전시회, 콘퍼런스 참가와 교류회 개최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 중요성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특허청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수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뛰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조금만 뒷받침해 주면 뚜렷한 성과를 낼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IP서비스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 성장 중인 개도국 시장은 분명한 수요가 있다. 개도국이 현재 수준을 넘어 글로벌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IP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IP서비스 없이 불가능하다.
IP데이터 및 정보 분야를 포함한 한국 IP서비스가 ODA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에 도입된다면 지속적인 수출 교두보가 생긴다. IP서비스는 지식형 사회간접시설(SOC)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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