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신설법인 엔씨IDS와 엔씨QA 출범 후 폐업 또는 매각 시 본사 재고용을 약속하는 기간을 3년내로 재차 못박았다. 일방적 분사 통보에 반발한 노동조합 측이 '3년' 조건 제외를 요구하며 집회에 나섬에 따라 분사 과정에서 내홍이 지속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엔씨IDS와 엔씨QA로 이동하게 되는 분사 대상 구성원에게 구현범 엔씨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명의로 관련 내용을 담은 메일을 발송했다.
구 COO는 “신설법인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 폐업 또는 매각하게 될 경우 금번 신설법인 소속 사우님들 중 엔씨 재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엔씨로의 재고용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임금교섭으로 결정되는 정규연봉은 향후 3년간(2025년~2027년) 엔씨 연봉인상률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해당 기간 정규 연봉 인상은 임금교섭 완료 이후 엔씨와 동일한 일정으로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주력 라인업인 리니지 시리즈 매출 하향과 '쓰론앤리버티(TL)', '배틀크러쉬', '호연' 등 신작의 연이은 흥행 부진으로 실적이 급락한 엔씨소프트는 올해 3월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한 2개 사업부문 분사 역시 그 일환이다. 앞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폐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정리, 인력감축 등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회 '우주정복'은 최근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속되는 출시작 흥행실패에 대해서는 경영진과 임원이 먼저 책임을 지고 구시대적 조직문화를 개선해 게임 개발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조 지회장은 “직원들은 소통하기를 원하고 엔씨소프트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며 “재미있고 건강한 게임을 만들어 바로 세워야지 기존의 악습을 그대로 둔 채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을 줄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앞에서 진행된 분사반대 집회에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화섬식품노조수도권지부 등 노동계와 넥슨을 비롯한 게임·IT업계 지회가 연대 참가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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