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자가 27일 오후 결정된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현행 입후보 방식이 도입된 1972년 이후 역대 최다인 9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후보 9명 중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과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3강'을 이루며 총재 자리를 놓고 경합할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여론조사 상 선거 종반 가장 상승세를 탄 후보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으로 평가된다.
그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여자 아베'로 불리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총리가 된 후에도 계속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극우 성향'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당내 보수 세력이 가장 많이 지지한 것으로 보이며, 승리하면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다.
당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번이 무려 5번째 도전이다.
그는 1986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되는 등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을 담았다.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내각 경험을 쌓았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차남으로, 사상 최연소 40대 총리를 노리고 있다. 최근 부부 별성 제도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보수층 반발을 산 탓에 선거 종반 하락세를 보인 것이 변수다.
다만 40대 초반 젊은 정치인인만큼 '비자금 스캔들'로 확산한 자민당의 부패 이미지 쇄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한편, 세 후보 중 누구도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가 투표권(736표) 절반씩을 행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기는 어려워, 결선 투표를 거쳐 신임 총재가 결정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날 선출되는 차기 총재는 내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총리 후임으로 지명될 예정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