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전문 소재 기업 씨아이에스케미칼(CIS케미칼)이 코스닥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전망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술특례상장 추진 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심사 문턱이 높아진 결과로, 회사는 재정비를 거친 뒤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2012년 설립한 광주시 진곡산단 소재 씨아이에스케미칼은 고순도 알루미나 소재의 국산화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양극재 도핑 소재를 이차전지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광양에 1단계 공장을 준공해 이차전지 양극재 전구체의 원료로 사용하는 니켈 중간재 니켈 수산화 침전물(MHP)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폐배터리 소재로부터 만들어진 재생 MHP라는 점에서 광산 제련의 MHP와 차별화해 유럽 배터리 규제의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기술평가 A등급을 획득해 5월 예심을 청구한 씨아이에스케미칼은 지난달 27일 약 4개월만에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이번 상장 철회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심사 문턱이 높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거래소는 아직 제조설비 투자가 완료되지 않은 리튬 시너지용매추출을 회사의 핵심 기술로 평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설비 구축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아이에스케미칼은 현재 광양공장의 1단계 신사업인 MHP의 경우 양산을 시작해 중국 전구체 회사에 장기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 리튬은 내년 상반기내 설비투자 완료한 뒤 2025년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사업 계획을 구상했다. 상장 공모자금을 2단계 리튬 추출 공장 준공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상장 철회로 인해 추가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2단계 공장을 준공하고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시점인 내년 하반기 IPO에 다시 도전하기로 목표로 정하고 재정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규제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업의 중국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은 커지고 탄소 중립을 위한 제도 시행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기업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핵심광물을 재생하는 씨아이에스케미칼의 MHP와 리튬 제품의 시장 침투율은 광물 대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업황이 회복하고 신사업 매출이 확대되는 내년에 씨아이에스케미칼은 더 높은 가치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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