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R&D 인력 두 자릿수 '최다' 감소…포닥 감소율은 타 과기원에 비해 2.6배 ↑

올해 정부 출연금도 유일하게 전년比 6.2% 감소
“R&D 연속성·전문 우수인력 확보 타격 우려”
GIST 행정동 전경.
GIST 행정동 전경.

올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4대 과학기술원(과기원) 가운데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가장 많은 학생연구원 및 박사후 연구원(포닥)이 R&D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GIST는 올해 정부 출연금이 4대 과기원 중에서 유일하게 삭감돼 연구원 관리 및 안정적인 기관 운영에 빨간불을 켰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갑)에 따르면 R&D 예산 삭감 발생 전인 2023년 GIST에서 국가 R&D 연구과제에 참여한 인력은 2646명이었지만 올해는 2136명으로 19.3%인 510명이 줄었다.

이는 GIST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이른바 4대 과기원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최고 감소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원(학생)의 휴학·자퇴·취업 등 변수도 작용했다고 불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R&D 예산 삭감으로 분석된다.

올해 GIST 학생연구원의 수는 2023년도 1516명에서 1346명으로 줄어 감소율 11.2%를 보였다. 포닥은 436명에서 352명으로 19.3% 줄었다.

반면 KAIST와 DGIST의 경우 학생연구원 수는 지난해 대비 0.4%. 1.1% 소폭 늘었다. 포닥 수는 각각 5.2%, 6.2% 줄었다. UNIST의 학생연구원 수는 지난해 2520명에서 올해 2.1% 줄어든 2467명으로 집계됐으며 포닥은 7.4% 감소했다.

학생연구원과 포닥은 연구실에서 실제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핵심 연구 인력이다. 학생연구원은 학교 재학생 신분으로, 포닥은 박사과정을 졸업한 뒤 연구실에 고용돼 일한다. 4대 과기원의 경우 학교 자체 재원으로 일부 인건비를 보전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고용 안정성은 기본적으로 소속 연구실이 매년 수주하는 R&D 과제비에 달려 있다.

특히 GIST는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을 마친 최고 수준의 인재라 할 수 있는 포닥 감소율(19.3%)이 KAIST(5.2%)·DGIST(6.2%)·UNIST(7.4%) 등에 비해 최고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IST가 다른 과기원에 비해 안정적인 R&D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R&D의 연속성과 전문 우수인력 확보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됨을 의미한다.

김동아 의원 측은 “학생연구원과 포닥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교수가 학생연구원을 과제에서 빼거나 포닥의 고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정부 발표와는 달리 4대 과기원 모두 R&D 과제가 축소 또는 중단되면서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참여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GIST 정부 출연금이 2023년 1134억1600만원에서 올해는 1063억9700만원으로 6.2%인 70억1900만원 줄었다. 올해 GIST의 출연금에는 인공지능(AI)영재고등학교 설계비 31억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이를 빼면 감소된 금액은 1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국회 증액과정 등을 거치면서 KAIST는 0.7%, DGIST는 11.6%, UNIST는 2.2% 각각 증가해 4대 과기원 가운데 유일하게 GIST만 줄어 대조를 보였다.

GIST 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으로 운영하는 정부 출연연구소나 과기원의 R&D 예산과 출연금은 해당 기관의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며 “GIST가 개교 이후 30여년간 애써 쌓아놓은 우수 연구력과 인력 양성 성과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