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단 한번도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보이지 않았던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빌 게이츠와 설립한 자선 재단에서 사임한 이후 처음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개 지지에 나섰다.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 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전(前) 공동 의장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에 1300만 달러 이상(약 175억원)을 기부하며 민주당 거물급 인사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부였던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지난 2021년 결혼생활 27년만에 갈라서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로도 공동 의장으로 재단 운영을 이어왔지만 3년만인 올해 6월 사임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혼 당시 합의한 내용에 따라 멀린다는 사임과 함께 125억 달러(약 16조 8400억원)라는 거액을 자선 사업을 위한 자금으로 지원받았다.
멀린다는 힐러리 클린턴과 돈독한 관계로 알려졌지만 지난 2016년에는 그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당시 “빌과 나는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는지 항상 비밀로 한다”며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를 거부한 바 있다. 임신 중절 문제와 관련해 여성 정치인에게 기부금을 보낸 적은 있지만 소액에 그쳤다고 NYT는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을 지지하는 단체에 대한 기부금을 크게 늘리고, 대중에게 공개되는 민주당 슈퍼팩(SuperPAC)에도 거액을 기부하며 정치적 행보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멀린다의 이 같은 행보가 개인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닌 여성 인권 문제와 관련 있다고 짚었다. 낙태권 폐지와 관련해 이견이 갈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가운데, 낙태권 보장을 주장하는 해리스 부통령과 의견을 함께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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