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회사의 마지막 경매품은 '사이다' 한 병?

중국 남동부 장쑤성 옌청시 다펑구 인민법원이 등록한 경매물품 '사이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중국 남동부 장쑤성 옌청시 다펑구 인민법원이 등록한 경매물품 '사이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최근 한 중국 법원이 파산한 채무자의 변제를 위해 사이다 한 병을 경매에 부쳐 '사법 자원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6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남동부 장쑤성 옌청시 다펑구 인민법원은 사이다 한 병을 알리바바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 등록했다.

사이다 경매 시작가는 4.2위안으로 우리돈 798원이다. 가격 상승폭은 0.08위안(약 152원)이다. 법원은 상품 상세 설명에 해당 물품은 배송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자가 직접 가지러 와야 한다고 기재했다.

중국 슈퍼에서 6위안(약 114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하는 이 사이다 한 병은 파산한 생명공학 회사와 수산식품 회사를 소유한 천모씨의 물품이다. 각각 자본금 9억 6000만원, 23억 2000만원인 두 회사는 환경 당국의 행정 처분과 여러 분쟁에 휘말리면서 파산을 신청했다.

두 회사 모두 부동산 등 강제집행할 수 있는 자산이 남아있지 않자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천씨가 소유한 유일한 물품, 사이다 한 병이 경매에 등장한 것이다. 천씨는 “회사가 빚을 갚을 수 없지만 상황이 바뀌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후 관련 당사자들이 합의함에 따라 경매는 취소됐지만 사이다라는 황당한 경매품에 네티즌 관심이 쏠렸다. 해당 경매에는 총 366명이 입찰했으며 652명이 알림을 신청했다. 이 물품 페이지 조회수는 1만 3000회에 달했다.

다펑구 인민법원이 소액 경매 물품을 등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채소 세척기, 컵, 드라이버세트, 유통기한 지난 워셔액 등이 경매에 등록돼 모두 10위안(약 1901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네티즌들은 “사이다가 경매에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슈퍼에서 6위안이면 사는 걸 누가 경매에서 사겠나” 같은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