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본질은 자유와 변화에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장소와 문화를 경험하며,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는 행위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자기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여정이다. 여행은 익숙한 것에서 떠나는 것이며 그 자체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여행산업의 변화는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숙소, 항공권 등 여행상품을 온라인으로 중개하는 OTA(Online Travel Agency)가 크게 성장했다. 통계에 따르면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거대 OTA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97%에 달한다. 사람들은 여행상품 예약을 위해 더 이상 항공사나 여행사 카운터를 방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 전환이 진정한 혁신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오프라인 시절의 예약 절차가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뿐 과거의 묵은 행태는 여전하다. 패키지 여행의 옵션과 강제 쇼핑, 숙소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의 가격 눈속임, 복잡한 환불 취소 규정 등이 그 예다. 여행자들은 떠나기도 전에 끊임없는 가격비교와 취소 규정에 지치며, 여행 중에는 원치 않는 일정을 따라야 한다. 여행의 본질인 자유로움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숙소 예약 시의 세금 및 봉사료이다. 거대 OTA에서 숙소 예약 시, 결제 직전에 추가되는 금액인 세금과 봉사료는 실제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도, 호텔에 지불하는 서비스 요금도 아니다. 단지 소비자들이 처음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접했을 때 저렴한 것처럼 느끼도록 고안된 눈속임 장치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GDP의 10%를 기여하던 여행 산업에 큰 상처를 남겼다. 많은 중소형 여행공급자가 사라졌고, 호텔업계는 인력난에 허덕인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력에 더해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갖춘 거대 글로벌 OTA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켜지고 있다. 건강한 경쟁이 사라진 여행 시장에서 여행자들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OTA들의 눈속임 가격으로 한 번 속고, 복잡한 환불규정으로 두 번 속을까 우려스럽다.
진정한 여행 산업의 혁신이란 여행자들의 천편일률적인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20년간의 구습에서 벗어나, 숙소 가격 구조 파괴를 통해 끊임없는 가격비교에 드는 여행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는 것, 그래서 여행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혁신 여행 플랫폼의 미션이다.
올마이투어는 해외 거대 OTA가 97%를 과점한 시장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메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금과 봉사료라 속이는 OTA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구독형 OTA를 론칭했고 생성형 AI 기반 여행 콘텐츠를 강화 중이다.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 지원을 기반으로 인·아웃바운드를 넘어 크로스바운드가 가능한 글로벌 버전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호텔업계가 해외 OTA를 통하지 않고도 API 기술을 통해 해외에 판매채널을 확장할 수 있는 글로벌 클라우드 채널링 솔루션을 내놓아 3년 반만에 누적 매출액 400억원을 달성했다.
여행산업의 혁신은 여행자와 여행공급자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후킹 가격으로 현혹하고 환불 규정으로 옭아매는 것에서 벗어나 여행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거대 OTA에 의존하지 않고도 여행공급자가 자유롭게 전 세계에 자신들의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혁신이다.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선다. 고객의 경험을 혁신하고, 여행자들이 다시금 자유와 변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행산업의 혁신은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자, 진정한 여행의 본질을 되찾는 여정이다.
석영규 올마이투어 공동대표 cmo@allmy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