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갱단이 활개치는 멕시코에서 취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신임 시장이 암살당한 뒤 길거리에 전시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남서부 게레로주 주도 칠판싱고의 알레한드로 아르코스 시장은 취임 엿새만인 지난 6일(현지 시각)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의 사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왓츠앱을 통해 한 사진이 유포되면서 알려졌다. 픽업트럭 위에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가 잘린 채 놓여있고 차 안에는 머리가 잘린 몸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이 유포된 후 게레로주 법무장관실은 공식적으로 아르코스 시장의 죽음을 확인했다. 다만 해당 사진 속 참수된 머리가 아르코스 시장의 것인지에 대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그가 취임 6일만에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은 분노와 애도로 들끓었다. 불과 나흘전에는 칠판싱고 시 정부의 신임 장관인 프란시스코 타피아가 총에 맞아 사망했기 때문에 비통함은 더욱 커졌다.
멕시코 상원의원인 알레한드로 모레노는 아르코스 시장과 타피아 장관에 대해 “지역사회의 발전을 추구하는 젊고 정직한 공무원”이라고 애도하는 한편, 연방 당국에 통제 불가능한 게레로주의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멕시코 지방 도시들에서 갱단이 활개치며 정치인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아르코스 시장과 타피아 장관이 숨진 게레로주는 태평양 연안 밀수 경로에 있어 루트를 확보하기 위한 마약 갱단의 폭력 사건이 빈번한 지역 중 하나다. 또한 칠판싱고는 마약 카르텔 아르디요스와 틀라코스가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는 분쟁지역이다.
아르코스 시장이 소속된 제도적 혁명당은 “폭력과 처벌 면제는 이제 그만! 게레로 주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살지 않을 자격이 있다”고 폭력 사태를 강력 규탄하고 있지만 결국 아르코스 시장은 유혈사태의 희생양이 됐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006년 마약 밀매 근절을 선포하며 전국에 군대를 배치했지만, 현재까지 45만명 이상이 살해당하고 수만 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 6월 2일 총선 전까지 후보 6명이 살해당하는 등 정치인에 대한 폭력 사건 역시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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