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위 통신사 자회사 비엣텔의 계열사 비엣텔소프트웨어가 연내 우리나라에 사무소 진출을 추진중이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FPT의 자회사 FPT 소프트웨어, CMC VTI 등이 우리나라에 사무소 개소를 추진중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이 한국에 사무소를 여는 이유는 아웃소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란 분석이다. IT 개발자 부족과 임금 상승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의 현실을 파고들어 고학력 IT 전문인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IT아웃소싱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베트남은 인구 1억명에 이르고 평균 연령이 32.5세의 젊은 나라다. 특히 2006년 '정보기술(IT)법'을 제정했고 2015년에는 'IT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2025년까지의 비전'에 관한 총리 결정문을 발표하며 IT 산업을 중심산업으로 선포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 베트남 IT 인력은 약 56만 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매년 대학교육을 통해 IT 분야 전공 학생 5만7000명 이상이 IT 인력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베트남이 IT인력 양성에 나서면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베트남을 눈여겨보고 있다. IT 인력이 부족한 일본은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에 대대적인 투자와 합병을 단행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액손 엔터프라이스는 베트남 호찌민에 IT 개발센터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인재 영입에 돌입했다.
삼성과 롯데 등 국내 ICT 업계도 베트남과 협력중인 가운데 이제 베트남 기업이 직접 한국을 찾아 사업 수주에 나선 것이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국내 SW 기업 입장에선 가성비 좋은 베트남 IT 아웃소싱이 현실화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다만 베트남 아웃소싱 활성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개발 인력이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 아직 베트남 IT 인력이 3~4년차 위주로 경험이 부족한 반면 빠르게 임금이 오르는 것도 과제다. 그렇다고 경계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글로벌 협력시대다. 이제 국내 IT 인력은 인공지능(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등 보다 더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코딩 등 낮은 과제는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AI 시대에 IT 기업과 전문인력의 지속가능성이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