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호까지 나온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연내 5~7호까지 추가로 허가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 3개사가 5~7호로 접수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자료 심사는 80일 기준으로 임상 보완 조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연내 허가가 나올 전망이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임상적·과학적 근거가 증명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현존하는 치료제와 병행하거나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앞서 1~2호 디지털치료기기는 불면증 치료제로 에임메드와 웰트, 3~4호는 뉴냅스의 인지치료소프트웨어와 쉐어앤서비스의 호흡재활소프트웨어가 허가받았다.
식약처가 공개한 2022년 12월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계획승인 현황에 따르면, 임상연구가 허가된 품목은 총 25개로 현재는 더욱 늘어났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3세대 치료제로 주목 받았다. 알약이나 캡슐 기반의 화학 의약품(1차 치료제), 항체·세포 기반의 2세대 바이오 치료제 다음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디지털 치료기기 발전을 위한 인프라와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더딘 처방 속도와 비싼 가격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의료 현장에서는 3호 디지털 치료기기까지 처방이 시작됐다. 그러나 처방 수는 늘지 않고 있다. 솜즈는 올해 1월부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처방을 시작했다. 올해 8월 의원급으로 늘렸지만 크게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일들 때문에 솜즈를 제공하는 에임메드는 최근 대표이사 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세계 최초 호흡재활 디지털 치료기기로 기대를 모았던 라이프시맨틱스의 '레드필 숨튼'은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주춤한 상태다. 이번 5~7호 허가 신청도 하지 못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우주항공 소재 전문기업 '스피어코리아'에 인수되면서 최대주주인 송승재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의 높은 비급여 수가도 처방 확대 발목을 잡고 있다. 솜즈는 의료현장에서 비급여로 20만원대에 처방되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비용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솜즈 비급여 기준가격을 2만5390원으로 책정했지만, 이는 기준가격일 뿐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 가격이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이 확대되려면 건강보험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건보 급여를 받는다고 해도 처방이 늘어날 경우 건보 재정 총액에서 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