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10일(현지시간) '포괄적전략동반자'로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한다. 과학과 기술, 혁신,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등 미래 산업에서도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아세안은 이전까지 11개 대화 상대국 중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 5개 국가와만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를 맺어왔다. 우리나라는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지 35년만에 아세안과의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 중시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격상에 따라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에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치·안보 분야에서 오는 11월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 회의를 개최하고, 아세안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싱크탱크 다이얼로그 출범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착수 △스마트 시티 협력 등을 추진한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첨단분야(STEM) 장학생 사업도 발족한다.
공동성명에는 더욱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고 연결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과학, 기술, 혁신, AI, 디지털 경제, 창조 산업,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농업, 스마트 시티, 스마트 모빌리티, 재생에너지,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한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또 아세안 기후변화센터(ACCC), 한-아세안 메탄행동파트너십(PARMA)을 포함한 환경·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를 이행하고, 탄소중립, 지속가능한 회복력, 녹색전환, 에너지 안보, 순환 경제, 청색경제,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역내 평화와 안보 증진 방안도 담았다.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에 공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도 확보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