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의대 증원, 딥페이크, AI 디지털교과서, 역사교과서 등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일부 의제의 정치적 논쟁으로 현안 논의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올해도 반복됐다.
8일 열린 교육위 국감에서는 교육부가 내놓은 '의대 5년제' 과정이 주요 쟁점이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참석해 질의에 응답했다. 교육부가 의대 증원 이후 의대생 복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지만 의대생은 여전히 응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앞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하면서 의료인 양성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의대 5년제' 축소안을 제시했다. 현재 예과 2년과 본과 4년으로 된 총 6년의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국감에서 “5년제 단축에 무리가 없는지 사전 연구용역을 해본 적 있느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 부총리는 “의료인력 수급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며 “대학의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이 부총리의 발언에 교육계에서는 무책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휴학은 마음대로 못 하게 하면서 의대 5년제는 자율이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본질적으로 문제 상황을 풀어야지 자꾸 임시방편을 던지기만 하는 것은 장관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검정 심사를 마친 AI 디지털교과서도 교육계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지만 국감에서는 의대 증원,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에 밀려 국감에서는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디지털 중독, 콘텐츠 부실 정도가 AI 디지털교과서 쟁점으로 다뤄졌다.
다만, 최근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심사에서 대다수 발행사가 탈락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검정 기준, 사후 방안 등 업계가 지적하는 현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당장 몇 달 뒷면 시작되는데 국감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또한 교과서 검정에 대한 부분도 AI 디지털교과서 콘텐츠와 질적인 부분에서 중요한데 이 내용이 논의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짚었다.
딥페이크 성범죄도 국감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 성범죄가 발생하면서 교육과 방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지자체 교육청과 대학 국감에서는 딥페이크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7일 발표한 '학교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피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4일까지 딥페이크 피해 학생은 누적 804명, 교원 33명, 직원 등은 3명 등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딥페이크 범죄를 내년 3월까지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고, 교육청에서도 딥페이크 피해 신고접수 안내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친다는 의견이 나온다.
디지털 기기 활용이 늘면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사이버 범죄가 일어나면서 분별력이 없는 학생들에 대해 디지털 기기 활용에 대한 교육이 함께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 또한 일시적인 특강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교육청과 학교의 딥페이크 범죄 방지와 근절에 필요한 교육 체계 마련, 사후 대책과 신속한 처리 절차 등이 국감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