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도우면 가만 안 둬”… 이란, 중동 美 우호국에 경고

9일(현지 시각)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중동 순방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모습. 사진=WANA 로이터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중동 순방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모습. 사진=WANA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에 우호적인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을 도울 경우 응징하겠다고 비밀리에 경고했다고 1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WSJ은 복수의 중동 당국자를 인용,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을 허용한다면 이란으로부터 “다음 타겟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으로부터 극비리에 경고를 받은 국가는 자국에 모두 미군을 배치하고 있는 미국 우호국이다.

이들 국가는 최근 미국측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 자국 영토와 영공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이들 국가에 어떤 위협을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으로부터 자국 내 원유 시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한 국가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아울러 이들 국가의 미군 시설과 병력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동 순방에 오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무장관 등을 만났다.

이란의 한 외교관은 이란이 이번 순방을 통해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어떤 역내 지원이라도 한다면 이라크나 예멘의 친이란 세력들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사우디 왕실 소식통 역시 이란 측이 걸프 국가들에 '이스라엘에 영공을 개방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고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