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3분기 반도체 노광장비 수주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인텔 등 고객사의 투자 지연 영향이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장비 수주액이 전분기 대비 53% 감소한 26억3000만 유로(약 3조909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3억9000만 유로(약 8조129억원)를 크기 밑도는 수치다. 26억3000만 유로 중 14억 유로는 최선단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고객사들의 노광장비 구매가 줄어든 배경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의 로직 반도체 생산공정 투자 감소다. 3분기 수주액 내 제품별 비중은 로직 46%, 메모리 54%로 전분기 로직 73%, 메모리 27%와 대비된다.
실제 해당 기간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와 함께 일부 파운드리 공장 투자 중단을 발표했다. 독일과 폴란드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한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도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와 미국 신규 투자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높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나 제품 양산이 TSMC에만 몰리는 상황이다.
로저 대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콘퍼런스 콜을 통해 “지난 몇 달 동안 시장 역학이 크게 변화했는데, 특히 로직 부문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다”며 “일부 고객은 새로운 노드로의 전환 속도가 늦춰졌는데 이것이 노광장비 수요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사업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관련 기술 전환 수요가 강력하지만 전반적인 용량 증가는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 수요 우사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센 CFO “장기적인 성장 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며 “세계적으로 계획된 팹 오픈이 상당히 많고, 우리는 예상되는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순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늘어난 74억7000만 유로(약11조1061억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71억7000만 유로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32% 증가한 20억8000만 유로(약 3조924억원)로 예상치인 19억1000만 유로를 상회했다. 총이익률은 50.8%다. EUV 노광장비는 3분기 11대 출하했고, 인텔에 이은 두 번째 고객에게 하이NA EUV 장비를 배송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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