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이 '오빠' 논란으로 시끄럽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카톡)를 공개하면서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보냈다. 이후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빠라는 추측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빠'가 누구인지를 두고 펼쳐진 설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하반기 경제 전망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주 발표될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가 전망치였던 0.5%보다 낮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 위기 경고등은 또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은 9조 1000억원이었다. 전망치보다 약 15%를 밑도는 어닝쇼크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경제도 국민도 정부·여당에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야권이 최근 경제 위기와 내수 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정부·여당에 날을 세운 이유다.
하지만 추경호 원내대표는 서민·자영업자의 어려움은 2022년 글로벌 복합 위기 발발과 문재인 정부 시절 잘못된 경제 운영의 누적된 결과가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윤 대통령 취임 약 2년 반이 지났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다짐 대신 여전히 전 정부 탓이었다.
미국 대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대외 경제 환경도 좋지는 않다. 다만 문제 해결의 키는 결국 정부·여당의 쥐고 있다. '진짜 오빠'가 누구인지 구태여 진실게임을 벌여야 한다면 경제 위기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오빠를 찾길 바란다. 오빠가 누구인지보다 중요한 건 경제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