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국가 안보를 좌우할 핵심 전략 산업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반도체 주도권을 잡으려는 국가간 경쟁이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반도체 인력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는 16일 전자신문·반도체 패키징 발전전략 포럼이 공동 주최한 '반도체 한계를 넘다' 콘퍼런스에서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을 제안했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현실과 똑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하게 되면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어져 인력 양성에 효율적이란 것이다.
박 대표는 “반도체 인력 양성은 세계 모든 국가의 공통된 과제로 우리나라는 2031년 기준 7만6000여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의 가상현실 교육을 활용하면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그 예로 '세미버스'라는 자사 솔루션 사례를 소개했다. 세미버스는 3차원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터(세뮬레이터 3D)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이다. 고객사의 공정 연구개발(R&D)과 램리서치 장비 교육에 사용되던 기술의 활용처를 대학에서의 인력 양성으로 확장한 것이다. 실제 반도체 장비를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으로 가상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대학에서는 고가의 장비 구입 부담으로 인해 실무 교육이 어려웠으나 세미버스를 활용하면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입사 후 최소 1년간의 교육 기간이 필요한 데 학생들이 로직, 메모리, 포토닉스 등 다양한 반도체의 제조공정을 이해하고 실제 장비 운용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면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램리서치는 이를 실증하는 한편 인력 양성을 위해 투자에 나선다. 70억원 규모 세미버스 라이선스와 훈련전문인력을 지원해 성균관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내년부터 1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실무 교육 과정을 개발한다. 램리서치는 2030년까지 협력 대학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반도체 인재 양성은 업계 공통의 과제로 앞으로 지속될 화두가 될 것”이라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세미버스 솔루션이 한국 반도체 인력 양성에 도움이 되길 희망하고, 앞으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