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을 포함 아시아 13개 국가 사이 송금·지급결제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아시아 전역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결제망' 구축이 본격화했다. 한국 여행객이 별도 절차 없이 해외 현지 ATM에서 현금을 뽑을 수 있고, 상점에서 QR결제는 물론 현지 은행 계좌로 실시간 송금도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이달초 스리랑카 현지에서 열린 APN포럼에서 13개국 '국가간공동망' 연동을 확정했다.
금융 망 근간은 아시아 지역 주요 지급결제기관들이 참여하는 APN(Asian Payment Network)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급결제 서비스 전반에 걸친 상호협력을 추진하는 이 협의체는 현재 한중일 동북아시아 3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호주 등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10개국 포함 총 13개국 14개 기관(인도네시아 2개 기관)이 가입해 있다.
금결원은 이 협의체를 통해 각 국가 결제기관 금융망 상호 연결을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국가 대 국가로 연계를 추진하기 때문에 개별은행이 현지은행과 별도 연결망을 구축하는 방식 대비 향후 서비스 커버리지·범용성 부문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주요 대상 서비스는 크게 ATM , 송금, 결제 3가지다. ATM의 경우 국내 고객이 본인의 국내 카드로 해외 ATM에서 현지 통화를 인출하거나 계좌 잔액을 조회할 수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사 카드를 이용할 경우 부과되는 국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 방식을 쓰면 소비자는 국내 카드사, 글로벌카드 브랜드사, 현지 ATM 운영사 3곳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통상 국내 대형 카드사의 경우에도 출금 건당 3USD달러와 이용금액 1%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도 글로벌 카드 브랜드사와 국내 카드사에서 각각 수수료가 부과되며, 현지통화-원화-달러로 환전되는 과정에서 3~8%의 수수료 폭탄을 맞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금결원의 국가간공동망을 통할 경우 이런 불필요한 수수료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2010년 APN에 가입해 12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미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6개국에 국가간 AT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금 서비스는 베트남 내 5개은행과 태국 1개 은행에 계좌(수취) 기반 당발 송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국가별 결제은행을 통해 차액결제를 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현지화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이번 포럼 참가를 계기로 APN 회원국가들과 연계해 국가간공동망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적용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금결원, APN포럼서 연결 합의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