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사 쏠리드가 통신 업황 장기불황 속에서도 투자 영역을 강화한다. 업계 전반 기업가치가 떨어진 현시점을 기회로 삼고 투자를 통해 미래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쏠리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쏠리드엑스의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록을 추진한다. 쏠리드엑스는 쏠리드가 올해 1월 30억원을 투자해 세운 CVC다. 쏠리드 지분율은 100%다. 이르면 3개월, 늦어도 4개월 내 금융감독원 등록 절차를 끝내고 투자자(LP)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쏠리드는 최근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록을 위해 쏠리드엑스에 17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 자본금 200억원을 채웠다. 자본금 200억원 이상의 신기술사업금융회사는 기관 전용 사모펀드까지 유치할 수 있어 투자액 규모 확장이 가능하다. 반면 자본금 10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의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는 자기 자본 안에서만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쏠리드 관계자는 “현재 산업 자체가 침체기이다 보니 통신 산업 하나만 갖고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면서 “투자를 통해 통신 관련 산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하고, 운용 보수를 통한 수익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쏠리드의 투자처에 관해 관심을 보인다. 쏠리드는 그동안 외부 투자를 자제하고, 자체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2015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 투자 실패를 겪은 뒤 외부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활용한다면 투자 위험도는 많이 내릴 수 있다”면서 “업계 밸류(가치)가 많이 무너진 현시점을 투자 적기로도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쏠리드는 우선적으로 통신 인프라 영역 사업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통신, 위성, 양자 영역 등 쏠리드 본업과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영역 사업자 인수도 검토할 계획이다. 쏠리드 관계자는 “투자 분야나 사업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우선적으로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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