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바다의 깊은 곳에서 수면으로 올라오며 표류한다. 플랑크톤은 보통 바닷물보다 5~10% 더 무거워 가라앉는다. 그렇다면 바다보다 무거운 플랑크톤이 수면으로 어떻게 떠오르는걸까?
17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에 따르면 미국의 한 연구팀은 이날 식물성 플랑크톤이 원래 크기의 6배로 몸을 부풀려 바다 위를 표류하는 생존 전략을 밝혔다.
마누 프라카시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파이로시스티스 녹틸루카(학명 Pyrocystis noctiluca)'의 생존 방식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하와이 해안에서 약 160km 떨어진 곳에서 크기 차이가 많이 나는 파이로시스티스 녹틸루카 두 개체를 채취했다. 크기 변화가 플랑크톤에 주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가상으로 바닷속 환경을 구현한 '유체역학적 중력 기계'에 플랑크톤을 놓고 움직임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플랑크톤의 세포가 팽창하면 주변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아져 표면으로 떠오른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추가 조사 결과 이러한 팽창은 플랑크톤의 자연스러운 세포 주기 과정의 일부였다. 플랑크톤은 바다 표면에서 햇빛을 받아 단백질을 만들다가 가라앉아 깊은 바다로 가면 세포 분열을 했다.
단세포 플랑크톤이 분열해 둘로 나뉘면 세포에서는 물탱크 역할을 하는 액포(vacuole)가 담수를 여과해 커졌다. 액포의 팽창으로 몸이 6배까지 부풀면 바다 위로 떠오르게 된다.
세포 주기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표면으로 떠오를 때마다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플랑크톤은 최대 200m 위로 올라갈 수 있고 전체 세포 주기는 약 7일이다.
연구팀은 “플랑크톤은 바닷속 원하는 곳에 머물 정도로 밀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작은 '잠수함'”이라며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세포 주기가 생태학적 매개변수에 의해 제어될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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