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최근 5박 7일간의 대미 세일즈외교에서 '스몰토크'를 활용해 미국 유력 정치인들과 교감을 나눴다.
스몰토크는 일상적인 가벼운 대화를 의미하지만, 외교 언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지사의 스몰토크 소재는 주로 스포츠였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의 회담에서는 야구를 화제로 삼았다. 김 지사는 “어제 뉴욕에서 챔피언십 시리즈를 즐겁게 지켜봤다. 메츠가 져서 조금 안타깝다”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었다. 호컬 지사는 “정치 이야기 전 스포츠 이야기가 딱 우리 스타일”이라며 호응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와의 회담에서는 농구가 화제였다. 김 지사가 영킨 주지사의 고교 시절 농구 선수 경력을 언급하자, 영킨 주지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회담 후에도 스포츠 이야기를 계속 나눴다.
고우드파잉 IDB총재와 만남에서는 '축구 황제' 펠레를 언급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총재 집무실에 있던 펠레의 사인 티셔츠를 보고 “진짜 펠레의 사인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졌다. 김 지사의 스몰토크는 대부분 유창한 영어로 이뤄졌다. 이는 단순히 회담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넘어 '외교적 성의'로 받아들여져 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사전 준비와 함께 즉석에서 발휘되는 순발력이 김 지사 스몰토크의 특징이다.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김 지사는 스몰토크의 중요성과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벼운 대화로 시작된 소통이 외교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김 지사는 방미 전 제임스 콕스 유타주지사를 만났을 때도 유타주의 NBA 농구스타인 칼말론과 존스탁턴 콤비를 언급하며 대화를 풀어갔다. 그는 “90년대에 제가 유학했던 미시간대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홈이기는 했지만, 저는 NBA 역사상 최고의 픽앤롤 듀오인 유타 재즈의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의 열렬한 팬이었다”라고 말해 유타주 순방단의 환호를 받았다.
이러한 김 지사의 스몰토크 외교는 단순한 대화 기술을 넘어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준비, 그리고 순발력 있는 대응이 조화를 이룬 결과로 볼 수 있다. 스포츠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외교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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