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 시대가 열렸다:공감형 AI 세대 부상

[기고]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 시대가 열렸다:공감형 AI 세대 부상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답변 품질은 '프롬프트(Prompt)'에 달려 있다. 좋은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롬프트 작성 능력을 갖춘 세대를 우리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라 부른다. 이들은 생성형 AI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질문을 설계하고 답변을 조정하는 과정에 숙달한 세대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팀이 2024년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한 이 개념은 생성형 AI 시대에서 인간이 어떻게 그 기술을 다루고 활용할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프롬프터 제너레이션'이라 불리는 이들은 단순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AI 네이티브로 자리 잡고 있다. AI와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 탐색에서 분석, 더 나아가 인간의 사고 과정까지 일부 맡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는 전체 80%에 불과하며, 나머지 20%는 인간의 창의적 개입과 아날로그적 판단이 필요하다. 여기서 아날로그적 역량 중요성이 강조된다. AI가 제공하는 빠른 결과물 뒤에는 인간이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손길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 판단력이 큰 역할을 한다.

AI 결과물에 관한 판단은 결국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 역량에 달려 있다. 사실 비판적 사고 능력은 경계를 넘나들며 일할 역량, 통찰력, 올바른 접근법을 선택하는 역량, 타인의 감정 파악과 영향을 미칠 능력 등이 있다. 모두 AI가 '생성'할 수 없는 역량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능력은 어떻게 배양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 사회에서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인문학(Useless Liberal Arts)이 이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결국 인문학적 소양, 즉,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본질을 탐구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AI를 통제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호모 프롬프트 세대는 생성형 AI를 통해 돈을 벌고, AI 생태계를 이해하며,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필수로 요구받는다. 이들은 AI와 공감하며 상호작용하는 'AI프리너(AI-preneur)'로서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터득해 나간다. 이는 AI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더라도 인간의 복합적인 판단 능력, 즉 인문학적 소양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아닌디아 고즈(Anindya Ghose)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AI의 한계를 지적하며, 인간의 풍부한 경험과 인문학적 소양이 AI를 능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했다. AI가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현실 속에서 인간은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맥락을 이해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짐으로써 최적의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AI와 소통을 단순한 명령 전달로 끝내지 않고, 더 나아가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발휘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보완하는 것이다.

'호모 프롬프트' 시대에서는 경험이 곧 힘이다. 물질적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 경제'가 대두되면서, 다양한 문화적 교류와 대면 소통을 통한 경험이 생성형 AI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그 경험은 AI와 상호작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헬렌 리스(Helen Riess) 하버드 의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성과가 저조하지만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관계뿐만 아니라 능력 면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공감은 단순히 상대 감정을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느끼고 그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형 인간 '호모 프롬프트'는 생성형 AI와 협력해 인간 중심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결국, '호모 프롬프트' 시대 발전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인간적 역량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올바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공감과 상호작용을 통해 AI를 인간의 도구로써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시대의 진정한 성공은 AI와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그 중심에는 '호모 프롬프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웅규 백석대 혁신융합학부 교수 unikorea20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