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설'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병사에게 보급품을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글 설문지를 돌리는가 하면, 러시아 훈련 기지에서 군복을 받는 북한 군인의 모습으로 추측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19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입수한 영상과 한글 설문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27초짜리 짧은 영상을 보면 동양계 군인들이 긴 줄을 서서 군복을 받고 있다. 영상 화질은 낮지만 “거 넘어가디 말라”, “나오라 야” 등 북한 억양의 남성 목소리가 들린다.
SPRAVDI는 영상에 등장한 장소가 러시아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이며, 군복을 입은 남성들은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는 북한 군인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측이 북한군에게 배포한 설문지도 공개했다.
설문지에는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안내가 한글과 러시아어로 각각 적혀있다. 또한 '러시아씩 모자 크기'와 그에 따른 둘레를 적어두고 '조선씩 크기'를 적을 수 있도록 칸을 비워뒀다. 모자와 군복은 각각 '여름용'이라고 분류됐다.
CNN은 “북한 군인은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군복, 군용 모자, 신발 사이즈를 알 수 있는 설문지를 작성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품을 넘어 실제 군인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며 “사실상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2번째로 참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뒷받침할 여러 증거가 나오면서 파병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