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지속되는 과업 변경·추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업계는 근본 원인부터 구체적 해결 방안까지 다각도 분석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왜 최근 갈등 격화됐나
대형 공공 SW사업 분쟁은 과거부터 지속됐지만 최근 몇 년 새 더 격해지는 추세다.
업계는 한측의 일방적 문제보다는 복합적 문제로 해석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후 변화한 정보기술(IT) 환경은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문제되는 대형 공공 SW 사업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는 시점에 시작됐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공통된 문제가 인건비다.
코로나19 시기 IT 플랫폼 기업이 고속 성장하며 SW 등 IT 관련 인력을 대거 흡수했고 이로 인해 SW 개발자 등 IT 인력 연봉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IT 시스템 개발에 필수 인력인 SW 개발자는 평균 20~ 30% 가량 연봉이 올랐다.
이는 공공 SW 사업에 참여하는 개발자에게도 동일 적용됐다. 그러나 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받는 금액은 대부분 코로나나19 이전에 확정된 금액(확정계약방식)이라 임금 인상분은 사업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초기 작업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해당 사업장은 최소 일주일간 셧다운 상황이 발생한다. 한 공공 SW 사업의 경우 연이어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3주 연속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최종 시스템 개통 시기가 늦춰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지체에 따른 벌금(지체상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발주자와 사업자 갈등은 더 깊어졌다.
◇과업 변경·추가 혼선 줄여야…제도 개선도 시급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고 지적한다.
우선 과업 변경·추가에 대한 혼선은 여전하다. 이를 줄이기 위해 업계가 예전부터 지속 요구한게 과업 요구사항(RFP) 상세화다. 처음부터 발주처가 RFP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과업 변경이나 추가 과업이 발생하더라도 초기 RFP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변경·추가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발주처와 사업자가 추가 과업에 대한 합의를 보더라도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중대한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미리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보화 사업 낙찰차액 활용 등 예비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계약 금액을 추가로 확보할 수 없다면 업무량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남은 과제 가운데 업무 우선순위를 매기고, 우선순위가 높은 과업에 예산을 우선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발주자와 사업자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소극적이다.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발주자 책임 경감과 과업심의위원회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 특히 사업 규모(FP)를 초기부터 투명하게 공개해 불필요한 과업 논쟁을 줄여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편,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통해 '공공SW사업 과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안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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