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 사업이 소송전에 돌입한다. 발주자인 공공과 수행사 간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자 법적 분쟁까지 이어진 것이다.
앞서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대형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소송전이다. 대형 공공 SW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지방세 사업을 맡았던 메타넷디지털이 최근 사업 발주처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을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이번 사건을 담당한다.
이 사업은 재산세·자동차세 등 국민이 지방세 납부시 사용하는 '위택스'와 지방자체단체 공무원이 세금 업무를 처리하는 '세무행정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2005년 처음 시스템이 구축된 후 19년만에 전면 개편한 것으로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와 201개 시·군·구 시스템을 통합하는 대형 공공 SW 사업이다.
시스템 밑그림(설계)을 그리는 1단계 사업은 삼성SDS가 진행했다. 이후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은 메타넷디지털이 2021년 수주했고 올 초 시스템을 개통했다. 당초 2022년 2월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사업 유찰, 추가 개발 등으로 2년 미뤄졌다.
메타넷디지털은 추가 과업에 대한 대가 지급과 지체상금(시스템 개통 지연에 따른 벌금)의 부당함을 주장한다. 메타넷디지털은 차세대 지방세 사업에서 수백억원대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KLID가 총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메타넷디지털은 행안부가 아니라 사업계약 당사자인 KLID와 소송전을 벌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넷디지털과 KLID 간 추가 과업에 대한 갈등은 시스템 개통 전부터 이어왔다”면서 “올 초 개통 후 시스템이 최근 어느 정도 안정화 수순에 접어들면서 추가 과업 등 양측 간 이슈가 다시 불거졌고 결국 소송으로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LID 관계자는 “(소장이 접수된) 서울고등검찰청 지휘를 받아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LG CNS컨소시엄(LG CNS, 한국정보기술, VTW)도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LG CNS컨소시엄 역시 추가 과업에 대한 대가를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형 공공 SW사업이 소송전까지 가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소송전에 앞서 진행된 대형 공공 SW 사업 소송전은 2020년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이 거의 유일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 구축 진행 중인 대형 공공 SW 사업 중에서도 소송으로 갈 정도로 발주처와 사업자 간 갈등을 겪는 곳이 다수”라면서 “대형 공공 SW 사업이 지속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근본적 원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