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치해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폭제가 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이 안갯속이다. 대통령 국정과제 일환으로 논의됐지만, 지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금융위원장이 BDC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최근 금융위원장이 재논의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BDC 도입 관련 입법 노력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최근 벤처·스타트업이 은행에서 돈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민간 벤처금융 활성화를 위해 BDC 도입을 서둘러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태펀드 위주이던 국내 투자시장도 BDC를 계기로 민간이 유입되는 형태로 전환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DC 관련 법안은 2022년 5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된 후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리스크 관련 개인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야당이 반대했다. 이에 지난해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BDC 도입으로 벤처·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벤처업계는 BDC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으로,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BDC 도입이 시급하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BDC가 이미 보편화됐다. 미국은 1980년에 이미 BDC를 도입했다. 미국 BDC는 일반적으로 작은 회사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투자자들에게는 중소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눠주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일례로 미국은 BDC가 투자 수익 90%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VC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빅테크 기업 역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을 위해서라도 BDC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해외에서는 이미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큰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빅테크들이 해외 경쟁사와 경쟁을 위해선 BDC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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