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간 적극적 합병 추진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영향력이 크다보니, 국내 콘텐츠의 종속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대한민국 OTT 산업 10년의 조망과 2025년 OTT 시장 전망' 한국 OTT 포럼 정기세미나에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실질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는 OTT 사업자가 탄생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한 글로벌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플랫폼 통합 필요성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며 현재 합병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OTT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넷플릭스 1167만 명, 티빙 787만 명, 웨이브 427만 명이다.
노 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후에도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만 목표를 두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유의미하다”면서 “국내시장을 겨냥한 플랫폼간 합병이라면 기존 국내 플랫폼 간 경쟁체제에서 OTT 콘텐츠 공급 경쟁을 통해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의 폭을 넓게 해 주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TT경쟁력 강화를 위한 펀드 조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가칭 'OTT 글로벌화 지원 펀드'를 조성해 OTT를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융발위)는 지난 3월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통해 2028년까지 5년간 1조200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노 소장은 “OTT를 위한 유효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펀드 조성을 통해 OTT콘텐츠 제작과 자막·더빙 등을 포함한 재제작, 글로벌 유통에 필요한 마케팅 등 제반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국내외 OTT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기금이나 세금을 걷는것 보다 직접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방안이 우선시 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미진한게 아쉽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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