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외면받고 있다.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연일 감소 추세다. 정보 불균형과 만성적 수급 불균형에 연일 개별 종목이 출렁이다가도 결국 하락세는 멈추지 않은 결과다. 오히려 호재성 소식이 즉각 반영되는 장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닥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15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1조9377억원 대비 40% 급감했다. 이달 들어서는 거래규모가 더욱 줄어 평균 6조3708억원까지 내려왔다. 올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2월 23일의 14조8043억원 대비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수도 연일 하락세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거래 첫 날 시가인 866.08 대비 23일 종가 기준 745.27까지 내려왔다. 연초 대비 13.95% 하락했다.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던 922.57에 비해서는 20% 가까이 빠져있다. 그나마 코스닥 흥행을 이끌만한 새내기주 청약 열풍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세도 연초 이후 뜸해지면서 코스닥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대부분이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큰 손의 수급 변화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 대부분은 호재성 정보에 따른 단기 차익을 노린다고 봐야 하지 실적 개선에 따른 성장성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은 외려 기업의 실적이나 기업공개(IPO) 등 실질적인 성과가 뒷받침되는 장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장외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장외주식 하루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38.6%, 14.2%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평균 거래대금이 26.62% 감소한 것과는 크게 반대되는 결과다.
특히 공모주 열풍이 불었던 지난 1분기의 경우 장외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각각 113.6%, 152.8% 증가했을 정도다. IPO 추진 기업의 희망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빠르게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거래량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정규 시장보다도 오히려 장외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더욱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올 지경이다. 실제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결정한 직후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가 희망공모가 최하단으로 제시한 9500원보다도 크게 낮은 8000원 안팎에서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 상장 절차에 들어간 LG CNS도 마찬가지다. K-OTC에서 수년간 큰 등락이 없던 이 회사 장외주식은 상장 추진 발표 이후 연일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때 5만원에 불과했던 회사 주식은 14만95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11만원선에서 거래가 오가고 있다.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희망공모가 범위가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거래량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도때도 없이 흔들리는 이른바 코스닥 동전주보다는 상장이나 실적 개선이 확실한 우량 비상장 기업의 장외주식이 오히려 예측 가능한 부분이 많다”면서 “스톡옵션 물량이나 개인투자조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장외시장도 점차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공시도 없어 정보 취득이 제한적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코스닥 큰손 따라 주가 휘청…올 들어 거래 규모 하락세
호재 반응성 높은 장외 주목, 공시 정보 없어 투자시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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