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34% 상장폐지…투자자만 '쪽박'

사진=센트(XENT)재단
사진=센트(XENT)재단

6년 7개월 동안 국내 주요 5대 거래소에서 상장한 가상자산 중 34%가 상장폐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폐 과정에서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상장 기준 및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상장한 가상자산 총 1482개 중 517개(34.9%)가 상장 폐지됐다. 약 7년간 국내에 상장된 가상자산 10개 중 3개가 상장 폐지된 셈이다.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의 절반은 시장에서 채 2년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517개의 평균 상장 기간은 748일(2년 18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279개가 2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상장 폐지됐다.

문제는 가상자산 상장·폐지 과정에서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피해를 투자자가 오롯이 떠안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센트(엔터버튼) 코인의 경우 빗썸에서 유일하게 상장됐는데 지난해 7월 상장 후 11월까지 5개월간 가격이 약 90% 급락했다. 올해 4월 빗썸에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후 추가로 82% 하락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올해 6월 빗썸이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를 발표하면서 또다시 가격이 53% 하락했다. 센트 프로젝트 운영사 거래지원 종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된 이후에는 다시 가격이 1400% 폭등했다.

이후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에 대한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면서 센트는 내달 25일 상폐될 예정이다.

이헌승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거액 수수료는 챙기면서 부실한 상장 심사로 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상장 기준과 상장 절차를 보완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거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센트(엔터버튼) 코인의 월별 등락률 (자료=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
센트(엔터버튼) 코인의 월별 등락률 (자료=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