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1년 전보다 330% 증가
eSSD는 430% 뛰며 폭풍성장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날아 올랐다. AI에 필요한 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AI 메모리 기업 위상을 SK하이닉스가 굳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분기 최대 실적(2024년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 , 2018년 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원) 모두 갈아치웠다.
최대 실적은 AI 메모리인 HBM과 eSSD가 이끌었다. SK하이닉스 측은 “특히 HBM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SSD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지난해 동기 대비 430% 증가했다.
HBM과 eSSD는 하이닉스의 핵심 사업이 됐다. 전체 D램 매출 중 작년 10% 중후반대이던 HBM 비중이 올해 3분기에는 30%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이 4분기부터 본격 공급에 들어가서다. eSSD도 전체 낸드 플래시 매출에서 6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HBM과 eSSD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AI 가속기에 들어가 연산을 돕고, eSSD는 AI 서버에 적용되는 저장장치다. 범용 D램이나 낸드와 달리 모두 특수 목적으로 설계된 고부가 제품이다보니 SK하이닉스가 40%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0%대 중반 수준으로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실적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SK하이닉스가 3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앞설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파장을 남길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AI고, 반도체 산업도 AI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PC와 모바일용 메모리는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직전 세대 제품인 LPDDR4와 DDR4 제품 판매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경쟁 우위과 확실한 HBM·DDR5·LPDDR5·eSSD를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수요가 둔화되는 레거시(구세대) 제품은 선단 공정으로 조기 전환, 고부가가치 창출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에 사상 최대 경영실적 달성으로 글로벌 '넘버 원'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