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 시장 변화는 초기 스타트업에 큰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잠재적인 미래 가치보다 사업성이 확실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초기 스타트업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1.4%로 지난해 28%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중기와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브이씨 분석도 다르지 않다. 시드투자부터 시리즈A에 해당하는 초기 라운드의 투자 건수는 376건, 투자 금액은 9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7%와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반면에 시리즈D 이상 후기 라운드 투자 건수는 23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투자 금액은 434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초기 라운드에 비해 감소폭이 작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더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후기 스타트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자혹한기에 유한책임투자자(LP)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안정된 성장한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투자업계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어려운 만큼, 액셀러레이터(AC)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어려운 스타트업 생태계 상황일수록 초기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A까지 각 단계에 필요한 자원과 교육을 제공해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벤처캐피털(VC)로 부터 후속투자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AC는 공생하고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는 존재로서 좋은 AC를 만난 스타트업은 적재적소의 네트워킹, 적절한 시기의 자금조달, 필요한 인프라 지원 및 경영 조언 등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AC 역시 역량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면 더 높은 가치로 성장함에 따라 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확보해 AC로서 성공하고, 또 다른 유망 기업들을 발굴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스타트업 성공은 AC 성공과 맞닿아 있고, 스타트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혹한기와 같은 어려운 시기일 수록 AC 역량은 매우 중요한 생태계의 요소다.
AC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사회적 자본 활성화의 주체로서 투자혹한기 상황에 스타트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보육, 컨설팅, 멘토링 등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 또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충돌 중재자로서, 혹은 정부의 다양한 규제, 정책에서부터 조율하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며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킹 연결을 통해 스타트업 판로개척, 자본조달, 협업과 가설검증 기회를 마련해 나가도록해야 한다.
투자혹한기에 스타트업 생태계의 모든 주체는 어려운 상황이다. AC는 키스톤(쐐기돌)으로서 스타트업 실패 확률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면서 초기 안정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 고도화해 나갈수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주체다. 투자혹한기 임에도 더 높은 회사 가치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그 다음의 성장단계, 투자 단계로 연결될 수 있는 AC 역할을 체계적으로 해낸다면 그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