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 게이트·원디렉션 멤버 추락사… 사건 중심에 있는 '핑크 코카인'?

핑크 코카인. 사진=wearetheloop
핑크 코카인. 사진=wearetheloop

최근 영어권 국가에서 발생한 연예계 사건 사고와 관련해 '핑크 코카인'이 연이어 언급되면서 AP 통신, 미국 NBC 뉴스,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 여러 주요 외신이 해당 마약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영국 보이밴드 원디렉션 출신 리암 페인(31)이 아르헨티나의 한 호텔 발코니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미국 매체 ABC 뉴스 등은 부검 결과 그의 체내에서 여러 약물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언급된 마약이 바로 합성 마약류인 '핑크 코카인'이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래퍼 션 “디디” 콤스(활동명 '퍼프 대디', '디디') 사건에서도 핑크 코카인이 언급됐다.

디디는 미국에서 성매매 및 성폭력, 인신매매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25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120건에 달하는 추가 고소·고발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수많은 연예-스포츠 스타들이 언급돼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디디 관련 스캔들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프로듀서이자 전직 촬영 감독인 로드니 “릴 로드” 존스는 디디를 상대로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는데, 당시 기소장에 디디가 자신의 자택을 관리하는 집사부터 요리사, 가사도우미 등 모든 직원들에게 코카인, 마리화나 젤리, 엑스터시, 핑크 코카인 등을 소지하고 다니게 했다고 적혀 있었다.

'투시'(Tuci, Tusi) 등으로도 불리는 '핑크 코카인'은 지난 2010년경 콜롬비아 거리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합성 마약류다. 이후 아르헨티나 ,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칠레, 파나마 등 라틴 아메리카 클럽에서 유행하다 지난 2022년 미국과 유럽, 스페인 등으로 확산됐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핑크 코카인은 엑스터시(MDMA), 케타민, 코카인, 벤조디아제핀, 크랙 등 마약류를 혼합해 만들어졌는데, '코카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코카인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통 분홍색 색소와 딸기향을 첨가해 밀매되기 때문에 '핑크 코카인'이라는 광고성 이름으로 잘 알려졌다. 클럽을 중심으로 확산돼 '클럽 마약'이라고도 불린다.

이 마약을 해본 이들은 “행복감과 향상된 감각 지각을 경험했다”고 했는데, 영국 중독 치료 센터는 이 약물이 환각을 일으켜 행복감을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달한 향과 색으로 과용하기가 쉬운 형태인 것과 달리 매우 위험하다. 장기간 사용 시 심장마비, 고혈압, 뇌졸중, 행동 변화, 중독, 지속적인 불안, 우울증 및 정신병을 유발할 수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에서 약물을 연구하는 조셉 팔라마르 교수는 “핑크 코카인을 남용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예쁜 가루' 정도로 여겨진다”며 “주 성분인 케타민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즐거운 마약이 아니다. 당신을 당신만의 작은 세계에 가둬두고, 대량으로 복용하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