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단위 지급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소요와 규제 등 각종 비효율과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프로젝트가 개념증명(Poc)에 성공했다. 국가간 자금 이체 한 건에도 자금세탁 등 수차례의 확인이 필요한 은행의 규제 준수 확인 절차를 자동으로 구현했다. 디지털자산 등 스마트계약에도 향후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8일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 싱가포르센터 및 3개국 중앙은행과 공동으로 수행한 만달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만달라 프로젝트는 금융기관의 규제준수 확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PoC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는 크게 두가지 사례에서 구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호주 납품업체가 발행한 100만호주달러 상당의 비상장증권을 한국의 제조업체가 취득하는 과정에서 채권과 채무를 상계해 50만호주달러만을 이체한 경우를 가정했다. 프로젝트 내부적으로 외국환거래법 준수 여부를 자동 확인한 것은 물론 다자간 상계 금액에 대한 확인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간 자금대차 사례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만달라 프로젝트는 규칙엔진에 미리 각국의 각종 규제를 저장한 뒤, 증명엔진을 통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진다. 규제준수 여부가 확인된 경우 증명서를 생성할 있다. 또 P2P메시징 시스템을 통해 참가기관 간 정보 교환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별로 상이한 자본이동관리(CFM) 정책과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자금세탁방지(AML)과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제 준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만달라 도입이 확산될 경우 각 은행에서 수기로 확인하거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비용 등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만달라는 기존 SWIFT망 등 금융인프라에 적용 가능한 것은 물론 중앙은행 디지털자산(CDBC) 생태계와도 결합이 가능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마하 엘 디마키 BIS 혁신허브 싱가포르센터장은 “만달라 프로젝트는 개인정보 보호나 규제준수 확인 의무를 온전히 수행하면서 국가간 지급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규제준수 절차를 내재화하는 접근법(compliance-by-design)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초기 성과는 국가간 지급을 개선할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