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흥행 성공한 로제 '아파트'… 말레이시아 보건부만 반대한 이유

로제 & 브루노 마스 - APT.(아파트) 가사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브루노 마스 유튜브
로제 & 브루노 마스 - APT.(아파트) 가사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브루노 마스 유튜브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신곡 'APT.(아파트)'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보건부가 “서구의 부적절한 행동을 조장한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말레이시아 공중보건부는 지난 2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아파트, 아파트, 중독성 있는 가사의 노래를 들어보셨나요?”라며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듀엣곡 '아파트'의 가사를 분석했다.

보건 당국은 특히 가사 “Kissy face, kissy face. Sent to your phone but, I'm trying to kiss your lips for real”(키스하는 이모티콘을 보냈지만, 네 입술에 실제로 키스하고 싶어)와 “Turn this 아파트 into a club. I'm talking drink, dance, smoke, freak, party all night”(아파트를 클럽으로 만들자. 밤새 마시고, 춤추고, 흡연하고, 괴짜같이 파티하자는 말이야) 부분을 지적했다.

이 같은 가사가 “'아파트'라는 용어를 유혹적인 맥락에서 사용하는 것은 동양의 문화적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며 “이 노래가 소셜미디어(SNS) 영상에서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것은 우리도 모르게 일상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메시지를 모르고 가사를 외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모로서, 교육자로서, 지역사회로서, 점점 더 여과되지 않는 서구 문화적 영향에 더욱 조심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국교이며 인구의 60%가 무슬림인 국가이다. 무슬림은 종파에 관계없이 모두 술을 금기시하고 마시지 않는다.

보건 당국이 가사를 지적하자 “요즘 노래가 점점 더 부적절해지고 있다”는 동의도 있었지만 현지인들 대다수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글에는 “사람들은 멜로디를 즐기고 싶을 뿐이다. 차라리 동굴에서 살지 그러냐”,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뇌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실제로 따라하지 않는 한, 듣기만 하는 건 괜찮다”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고 싱가포르 연예매체 8 데이즈는 전했다.

한편, 'APT.'는 지난 18일 발매된 직후 국내 각종 음원차트 1위에 등극하는 한편,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1위에 오르며 국내외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는 상위권 진입이 예상되며, 지난 25일 공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는 4위로 처음 진입했다. 영국 싱글 차트에서 K팝 여성 가수가 기록한 최고 기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