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공통공약 추진 협의체'가 본격 가동했다. 협의체에서 여야 합의 가능한 법안을 우선적으로 추리고, 이들 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로 넘겨 신속 처리하기로 했다. 특히 국가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지원 법안 등이 우선 처리 순위로 올랐다.
양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국회에서 민생협의체 출범식을 열고 협의체 운영 방식에 대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협의체는 상시 운영하며 필요에 따라 공개 혹은 비공개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양당의 정책위의장은 협의 사항을 총괄 검토하고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실무적인 협의에 나서, 양당 대표 회담에서 논의된 민생법안을 우선 심의하고 처리하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첫 회동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책위의장이 총괄 컨트롤하고 원내수석과 양당 정책실 관계자가 실무적으로 합의 처리 법안 목록을 선택해서 각 상임위원회에 넘겨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루고 처리할 법안 숫자가 더 많다”며 “각 법안마다 일일이 이거 되고 안 되고 하는 것보다 각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처리하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김 정책위의장이 설명한 대로 협의회 운영 과정에서 양당 중점 추진 법안, 그중에서도 합의 처리가 가능하겠다 생각하는 법안에 대해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그런 법안들의 목록을 추려 신속하게 각 상임위에서 처리하자는 큰 틀에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러고도 속도가 안 나거나 공통법안으로 추려지지 않지만 민생에 필요한 법안이 있다면 만나서 합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양당은 특히 반도체 산업과 AI(인공지능) 산업 활성화 방안,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 방안,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저출생·고령화 대책도 여야가 같이할 수 있는 법안이라고 판단했다.
이 중 반도체 산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양당 대표 모두 의지가 큰 만큼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국힘의힘은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에, 민주당은 거점 육성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 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인프라 및 세제 지원 등에 여야 모두 접점이 있는 만큼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에서 “민생 공통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협의체가 출범한다. 지난 여야 대표 회담에서 하기로 했던 그 결실이 오늘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최고위에서 “총선 당시의 공통 공약은 물론이고 민생 고통을 덜기 위한 법안들도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양당은 이번 정기국회내 구체적인 처리 법안 숫자 등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비쟁점 법안을 협의체에서 빠르게 뜻을 모으면 얼마 남지 않은 정기회에서도 충분히 많은 법안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