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29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이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28일 미국 국방부(펜타곤)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는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부터 점유하고 있는 곳이다.
CNN은 2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으며,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전쟁 최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선 미국 정부의 발표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됐다는 것이다.
당국자 중 한 명은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행동에 나섰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보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27~28일 북한군을 최초로 전투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주장과 시기가 일치한다.
다만 당국자는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보도를 미국 정부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 등이 여러 차례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주장했지만 몇 주가 지난 뒤에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소식통에 따르면 파병군의 많은 숫자가 특수부대이며, 정보 분석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파병군이 러시아 정규군보다 더 잘 훈련돼 있어 전투력에서 우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은) 현재 파병 북한군 규모를 1만 900명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1만명, 우크라이나는 1만 2000명으로 각각 추정 중이다. CNN은 앞서 각국이 파병 규모를 상향 조정한 일례를 들어 “파병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