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설계-생산이 융합되는 SDF 진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제품 설계와 생산이 융합되는 흐름에 따라 스마트팩토리에도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와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의 효율적인 융합을 위한 노력이 계속된다. 올해를 지나면서 자동차 산업의 포화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설계와 생산을 융합한 성능 향상과 가격 절감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22~24일 나흘간 스마트팩토리 전시행사 '이포레스트 테크데이(E-FOREST TECH DAY) 2024'를 개최했다. 행사는 빠르게 변하는 모빌리티 시장 변화처럼 예년에 비해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던 점이 특징이다. 특히 SDF 진화를 위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AI와 로봇 기반의 자동화 기술, 도심항공교통(UAM) 등 이종산업 융합을 위한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연계한 SDF 구현 노력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 HMGICS는 현재와 미래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집약한 센터다. 여기서 전통적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벗어나 로봇과 AI 중심의 셀 방식 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으로 공장을 가상화하고, 물류로봇(AGV·AMR) 등 다양한 자율 이동로봇을 통해 셀 방식의 생산을 구현하고, 생산 로봇을 통한 생산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대차 자랑스러운 싱가포르산 전기차(HYUNDAI EV Proudly Made In Singapore)'가 새겨진 HMGICS 생산 차량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회에서는 생산 장비, 로봇, 공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하며, 최신 SW업데이트가 가능한 SDF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AI 기술도 전시회의 큰 흐름이다. 생성형AI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자동생성하고, 공장 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영상과 소리·진동·전류 데이터를 통해 설비와 로봇의 고장을 예측·진단할 수 있다. 또 비전 AI를 통해 로봇과 설비 정밀도를 높이고 자동화 수준을 고도화할 수 있게 된다.

하이퍼 캐스팅 기술 전시도 '설계-생산 융합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테슬라에서 시작된 기가 캐스팅 기술은 부품 수를 줄이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가 관련 기술을 대거 도입하기도 했다. 관련 기술에는 고온 용해 상태의 합금을 빠르게 식히면서 생기는 강도, 세밀함, 크랙 등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전시회에서 현대차는 하이퍼 캐스팅 상용화를 위해 완성도를 높인 기술을 전시했다. 특히 하이퍼 캐스팅에 따른 기존 단점을 극복하면서, 강도와 세밀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생산 단가 절감과 함께 차량 안전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AM 관련 전시는 '필요가 기술을 낳는다'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현대차는 최근 자동차-UAM-로봇을 융합하는 종합 모빌리티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UAM 설계와 생산을 위해 자동차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융합해 나가는 모습이다. 전시회의 대표적 기술로 소개되고 있는 UAM 날개 동체 자동 정렬 시스템은 UAM의 몸체와 날개를 정밀하게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존 UAM 업체가 수작업으로 3~5일 정도에 진행하던 작업을 단 몇시간 만에 마칠 수 있게 된다. UAM 관련 전시에서는 UAM과 자동차 관련 기술을 융합한 기술이 다수 전시됐다. 새롭게 진행되는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에 기존 기술을 융합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스마트팩토리 기술은 로봇과 자동화의 흐름에 AI과 SW가 융합되면서 큰 폭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 분야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의 양성도 중요한 이슈가 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다양한 기술 분야를 융합하면서,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조 강국의 미래를 주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