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내달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된다. 미국 시장에서 비전 프로가 판매된 지 약 9개월 만이다.
애플은 애플 비전 프로를 11월 15일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전 주문은 11월 4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애플워치(2015년) 이후 내놓은 차세대 기기다. 1000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먼저 출시한 이후 올해 하반기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3개국과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영국 등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미국 출시 후 약 9개월 만에 국내 출시가 이뤄졌다.
비전 프로는 비전OS 전용 운용체계가 탑재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눈, 손 및 음성으로 탐색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입력 시스템이 적용됐다.
비전 프로 사용자는 앱을 쳐다보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탭하는 것만으로 앱과 상호작용하고, 음성을 사용해 텍스트를 받아쓰거나 가상 키보드를 사용해 타이핑할 수 있다. 음성비서 시리(Siri)에게 앱을 열고 닫거나 미디어를 재생해달라고 부탁하고, 질문을 해 답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비전 프로 전용으로 개발된 2500개 이상 앱이 등록됐다. 카카오톡·네이버웹툰·티빙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앱을 비롯해 150만개 이상의 아이폰·아이패드 앱도 비전 프로와 호환된다.
한국 출고가는 499만원부터 시작한다. 256GB, 512GB, 1TB 등 저장 용량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 비전 프로의 국내 흥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사용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전프로라는 새로운 폼팩터가 자리잡을 만큼 흥미있는 콘텐츠가 없는게 사실”이라면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가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애플은 이같은 이유로 최근 비전 프로 생산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비전 프로 협력사인 중국 럭스셰어에 다음달 비전 프로 제조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또 연말까지 현재 제품의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비전 프로는 디지털 콘텐츠와 실제 세계를 매끄럽게 결합해 사람들이 작업하고, 협업 및 소통하며, 과거를 추억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방식을 완전히 뒤바꿀 강력한 공간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