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기부터 생후 1000일까지 당분 섭취를 줄이면 성인이 된 후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연구팀은 태아기와 생후 1000일까지 설탕 섭취를 영양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제한하면 중년기 당뇨와 고혈압 발병률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엄마 뱃속에서부터 태어나기까지 약 1000일 동안 설탕을 적게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35%, 고혈압 발병률이 20% 더 낮았다. 또한 이 시기 설탕을 적게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질환의 발병이 당뇨병은 4년, 고혈압은 2년 늦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른 설탕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중 시작된 설탕 및 식료품 배급이라는 영국의 '자연 실험(약 10년)' 데이터를 활용했다
전후 배급 기간에는 현대식 식단 지침에 정해진 수준과 비슷한 설탕이 공급됐지만, 배급이 끝난 직후 설탕 소비량은 40g에서 80g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설탕 배급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키스 고드프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태아와 신생아의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이 성인기 후반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 위험을 낮추는 등 지속적인 이점이 있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임신 중 저혈당 지수 식품을 섭취하는 산모의 자녀에게서 소화와 흡수가 더 느리게 진행되어 혈당 수치가 느리게 상승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게재됐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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