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마을로 프로젝트 참여기업] 건강한 먹거리로 식량 무기화 대비하는 '구례밀영농조합법인'

우리밀가공공장.
우리밀가공공장.

전남 구례군 광의면 소재 구례밀영농조합법인은 1990년부터 우리밀살리기운동을 통해 식량자급, 친환경농업, 도농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 농민운동 1세대인 최성호 대표는 카톨릭농민회 전남지회장(1983~87년)과 전국부회장(1990년)을 지냈다.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고향인 구례에 밀 종자 14㎏을 가지고 돌아와 200평 밭에 밀을 파종했다. 종자 30만 가마(40㎏)만 확보한다면 식량위기가 오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우리밀 생산 농민들이 밀 파종을 하지 않아 종자 구입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최 대표가 우리밀 파종을 하기 시작한 1990년 구례에는 특용작물, 비닐하우스, 오이 생산이 평당 5만원의 고소득을 올린 반면 우리밀은 저조한 수익밖에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밀 생산을 거부했다. 그는 우리밀 농사를 망설이는 농민들에게 우리밀 생산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면서 밀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문제는 밀 생산이후 이를 처분하기 위한 제분시설이었다. 전국에 소형 제분시설을 찾았으나 없었다. 대형 수입밀 제분회사처럼 수백억 규모의 시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수 차례 전남도청을 방문해 사업 타당성 설명한 끝에 사업비를 지원받아 창고, 제분시설, 국수기계, 누룩기계 등을 구비한 우리밀가공공장을 설립할 수 있었다.

이후로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전국 우리밀살리기운동으로부터 위탁·가공만 하던 상황에서 생산·수매·가공·판매를 독자적으로 수행했으며 밀가루 품질을 향상시켜 수입밀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구례에는 300여명의 농민들이 350㏊의 농지에서 3만 가마의 밀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밀가공공장은 전국에서 생산한 우리밀만을 가공하는 유일한 공장이다. 제분(밀가루), 국수, 통밀라면, 건빵 등 우리밀 가공제품은 두레생협, 아름다운가게, 우리농(카톨릭농민회) 등에 출시하며 대기업인 사조해표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하고 있다.

밀밭.
밀밭.

최 대표는 “우리밀은 겨울작물이기 때문에 농약을 일절 주지않는 건강한 먹거리인 반면 수입밀은 운송기간을 견디기 위해 각종 농약, 방부제, 살충제가 범벅돼 있다”며 우리밀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노르스름한 색에 맛 또한 수입밀가루보다 좋다”고 자신했다.

이어 “농업은 지역경제와 고용효과를 살리는 최적의 산업, 자급정책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외국 농산물 수입확대는 소비자가 왕 노릇을 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이로 인해 농업은 점차 몰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촌의 기상재해로 식량부족과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인한 먹거리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위해 경험을 살려 이모작 땅에 밀을 심어 식량 무기화에 대비할 것”이라며 “밀 파종에부터 수확·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구축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밀의 소중함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례밀영농조합법인은 전남바이오진흥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의 지역안착을 위해 추진중인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에 참여해 청년이 일·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참여자의 직업역량 배양을 위한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정규직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기사는 전남바이오진흥원 협찬으로 작성했습니다〉

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