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이 4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방 산업 위축에 올해 지속 축소됐던 시장이 주요 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OSAT) 기업 가동률 상승에 따라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첨단 패키징이 시장을 견인, 내년에는 성장세가 보다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4분기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은 전분기 대비 3.8% 성장, 13억1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장비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한파를 겪었다. 올해 역시 반도체 제조사와 OSAT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 탓에 업황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1분기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은 14억달러에서 2분기 12억9000만달러, 3분기 12억6000만달러로 규모가 계속 줄었다.
한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 대표는 “특히 OSAT의 설비 투자가 많이 감소했다”며 “중국 시장 일부 외 대부분 신규 장비 발주를 내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OSAT 업계의 낮은 가동률 역시 신규 설비 투자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초 주요 OSAT 업계 라인 가동률은 60%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는 패키징 업계 재고 소진과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회복에 따라 반등이 예상된다. 인공지능(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패키징 분야가 장비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ASE와 앰코 등 주요 OSAT 기업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삼성전자·TSMC·인텔 등도 첨단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가동률도 반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수요에 힘 입어 내년 1분기에는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이 17억4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욜인텔리전스는 전망했다. 전분기 대비 32.3% 급증한 규모다.
특히 HBM 투자가 늘면서 장비 업계에 수혜가 예상된다. 욜인텔리전스는 AI 수요에 대응, 한미반도체·세메스·한화정밀기계·쿠리키앤드소파(K&S)·ASMPT 등 기업들이 열압착본딩(TCB) 장비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