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진용을 재정비했다.
15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 키워드는 △부회장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미국 관료 중용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처음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현대차 창사 57년 만에 첫 외국인 CEO이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은 사장으로 승진, 그룹 싱크탱크를 이끈다.
사장단 인사는 정 회장이 추구하는 성과 중심 인사 기조를 이어가며 트럼프 재집권으로 불확실한 글로벌 정세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재훈 신임 부회장은 2020년 사장 취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에도 현대차 최대 실적 달성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빅3 위상을 공고히 했다.
장 부회장 선임으로 2021년 사라졌던 현대차 부회장 자리가 3년 만에 부활했다. 장 부회장은 향후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까지 완성차 사업 전반의 운영 최적화·시너지 확보를 도모한다. 수소 등 현대차가 추진하는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의선 회장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와 성 김 현대차 사장에게 트럼프 당선 리스크와 북미 시장 대응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북미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165만대 이상을 판매한 최대 시장이다.
특히 무뇨스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 사례로, 현대차그룹의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사라는 평가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무뇨스 대표는 북미와 중남미 법인장을 맡으며 현지에서 최대 실적을 세웠다. 2022년에는 현대차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오르는 등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영 성과를 입증했다.
성 김 신임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현대차의 대(對) 미국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는 대외협력·정세분석·PR 등을 관할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을 맡아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내달 중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더 육성과 발탁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