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물리치료, 낙상방지교육, 퇴원 후 관리 등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시행하면 스스로 보행할 수 있는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임재영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FIRM을 개발하고 이를 다기관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보행 개선 등 효과가 있었다고 18일 밝혔다.
FIRM은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 재활치료에 비해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프로그램이다. △물리치료 △작업치료(일상생활 동작수행 훈련) △영양관리 △합병증예방(욕창, 폐렴, 요로감염) △통증 및 섬망 조절 △지역사회 연계 등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추적관찰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의 환자 203명을 FIRM 치료(108명)와 통상재활(95명)에 각각 무작위로 배정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했다. 보행기능 평가는 Koval(낮을수록 우수), FAC(높을수록 우수) 척도를 사용했다. 재활입원, 퇴원시, 수술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시점에서 독립보행 가능 비율과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년간 FIRM 그룹의 Koval 점수 변화는 -4.13점으로, 통상 재활치료 그룹의 점수 변화(-3.22점)보다 더 컸다. FAC 점수는 FIRM 그룹에서 3.37점 증가한 반면 일반 재활치료 그룹에서는 2.56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12개월 추적조사 시점에서 FIRM은 독립보행률이 76.8%로 통상치료 그룹 56.0% 보다 높았고,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률 또한 81.2%로 대조군 62.0%에 비해 더 높았다.
이는 기존 재활이 주로 기본적인 운동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FIRM은 다학제적 접근 방식으로 집중적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표준화된 포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조기퇴원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노인성 질환의 통합적 다학제 관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중요한 보건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다른 새로운 재활방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노인 골절환자의 기능장애와 사망률을 낮추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학제 재활의 제도적 도입이 필요하고 이번 연구결과가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문제해결형 임상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노인의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저널 중 하나인 '미국 의료관리자협회 저널'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