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문제 유출 연세대 '정시 이월' 카드 만지작…수험생들 “학부모·수험생 무시하는 처사”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시 논술고사 문제 유출 논란으로 수험생 측이 제기한 소송에 법원이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연세대가 '이의 신청'을 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연세대가 정시 이월을 염두한 것이면 수시 기회 박탈로 수험생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15일 법원이 수험생들이 낸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이의 신청을 했다. 연세대 측은 “항고심 결정까지 내려진 이후에 논술시험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시 이월은 수시에서 선발되지 않은 미충원이 인원이 있더라도 자체적으로 모집을 마감하고 그 미충원된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해 뽑는 것을 말한다. 수험생들은 “연세대가 일정상 재시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이라며 정시 이월을 선택한다면 추가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재시험에 관한 결정은 전적으로 연세대에 있다. 15일 법원은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교육부 역시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세대 입장에서는 재시험을 선택해도 소송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2일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연세대 논술 재시험 반대 입장문'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재시험은) 대다수 정상적인 시험을 실시한 수험생에게 역차별”이라며 반대를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재시험이라는 역차별을 가할 경우, 이를 반대하는 수험생이 연대해 재시험 실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재시험을 치르지 않는다면 막대한 손해배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고, 재시험을 치른다고 하면 역차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대학은 가장 손해가 적은 쪽을 선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