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기흥캠퍼스에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를 열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 - K)' 설비 반입식을 가졌다.
전영현 부회장은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000㎡(3만3000여평) 규모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2025년 중순부터 가동하고,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초미세 회로를 구현할 고해상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신물질 증착 장비 등이 운용될 계획이다. 나노미터(㎚) 공정을 넘어 옹스트롬(0.1㎚) 시대를 대비할 핵심 기술이 NRD-K에서 구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웨이퍼 두장을 이어 붙이는 차세대 웨이퍼 본딩 인프라도 구축한다. '웨이퍼 투 웨이퍼' 본딩으로 불리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전공정 뿐 아니라 급성장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 우위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기흥캠퍼스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삼성전자가 1983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 선언' 이후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다.
1983년 양산라인 착공을 시작으로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바이트(Mb) D램을 개발하고, 1993년 메모리 반도체 1위 등을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기흥에 미래 기술 연구의 핵심인 NRD-K를 지어 혁신의 전기를 마련하고, 기술력과 조직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협력 생태계를 조성할 거점으로도 활용될 방침이다. 기흥이 국내외 소재·부품·설비 회사가 포진한 만큼 NRD-K를 중심으로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주요 경영진,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 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